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위기 돌파 카드 ‘기업 감세’

입력 2014-01-16 02:32

최악의 경제지표와 여배우 염문설 등으로 수난을 겪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위기 타개책으로 ‘기업 감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동안 ‘복지’에 초점을 맞췄던 그가 방향을 전환하자 진보 언론들은 “희망을 저버렸다”며 비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17년까지 기업의 사회보장부담금 300억 유로(약 43조4412억원)를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보장부담금은 기업이 직원을 고용할 때 부담하는 사회복지비용을 의미한다. 기업의 고용비용 부담을 덜어줘 고용 창출을 촉진하겠다는 것으로, 역대 프랑스 사회당 정부에서 사회보장부담금을 줄여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 지출을 올해 150억 유로(약 21조7144억원), 2015∼2017년 3년간 500억 유로(약 72조4020억원)를 줄이겠다고도 했다.

이번에 발표한 친기업 정책은 올랑드 대통령이 2012년 5월 취임한 뒤 보여 온 행보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집권 이후 높은 실업률, 기업 경쟁력 감소, 막대한 공공부채 등으로 경제 사정이 계속 나빠지자 국민 불만을 줄이기 위해 ‘복지’에서 ‘성장’으로 정책 노선을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대통령이 좌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위험을 무릅쓰고 개혁 노선을 택했다”며 “1월 14일은 올랑드 대통령이 ‘커밍아웃’을 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진보지인 뤼마니테는 “올랑드 대통령이 임기 후반 메데프(MEDEF·프랑스 경제인연합회)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올랑드 대통령의 염문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가 “(대통령의 동거녀) 발레리 드리에르바일레르는 아직도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인가”라고 묻자 올랑드 대통령은 “누구나 인생에서 어려운 때가 있는데 우리가 지금 고통스러운 순간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 문제는 비공개적으로 다뤄져야 하는데 기자회견은 (이 문제를 다루기에) 부적절하다”며 이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