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서 존재감 드러낸 배우 마동석 “1년에 영화 7∼8편… 난 운좋은 사람”

입력 2014-01-16 01:32


마동석(43)은 서울 충무로의 대표적인 다작(多作) 배우다. 2010년 이후 출연작을 세어보면 무려 26편에 달한다. 이들 영화 중엔 친분 때문에 참여한 ‘우정출연’ 작품이 적지 않지만 주인공이나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작품도 수두룩하다. 저마다 장르도, 캐릭터도 제각각인 영화들이었다.

지난해에도 그는 ‘노리개’ ‘더 파이브’ ‘결혼전야’ 등 총 8편에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이같이 말했다.

“언젠가부터 1년에 7∼8편씩 꾸준히 출연해왔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신다는 건데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가짜’를 연기하지 않으려는 저의 노력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냥 운이 좋았기 때문이겠죠. 제가 원래 운이 좋은 사람이거든요(웃음).”

스크린 속 그는 언제나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15일 개봉한 ‘살인자’(감독 이기욱)에서도 마찬가지다. ‘살인자’는 희대의 연쇄살인으로 기억되는 ‘강호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작품. 마동석은 주인공이자 살인마로 등장하는 주협 역을 열연했다. 관객에 따라선 짧은 상영시간(75분)에 아쉬움이 느껴질 수 있고, 리얼하게 연출된 범죄 장면에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영화 속 마동석의 섬뜩한 눈빛 연기만큼은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에 걸리기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란 건 잘 알고 있다. 관람 이후 마음이 너무 힘들면 곧바로 (애니메이션인) ‘타잔 3D’ 같은 작품을 보시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마동석은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을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그러다 웨이트 트레이닝 관련 분야를 전문적으로 익히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은 조금씩 달라졌다. 미국의 유명 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40) 등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약하며 명성을 떨쳤다.

배우의 꿈을 펼치기 시작한 건 30대가 된 후부터였다. 2002년 한국에 돌아온 마동석은 2005년 영화 ‘천군’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뒤 단역과 조연을 거쳐 서서히 주연급으로 발돋움했다.

“예전부터 영화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느껴요. 어떻게 하면 될지 손에 잡힐 거 같다가도 안 잡히니 갈증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돼요. 하지만 계속 진심을 담아서 연기를 해봐야겠죠. 기회가 된다면 저의 이력을 살려 (프로 레슬러의 삶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인) ‘더 레슬러’(2008) 같은 작품에 출연해 보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