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개막 눈앞인데… 빙상연맹 추문·폭로로 적전분열

입력 2014-01-15 18:52 수정 2014-01-15 01:33

소치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한국 빙상계가 추문과 폭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과거 선수를 성추행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돼 최근 직위해제된 데 이어 14일 장명희 아시아빙상경기연맹(ASU)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현 대한빙상경기연맹 집행부를 공개 비판했다.

장 회장은 빙상연맹의 한 고위 임원을 ‘원흉’으로 지적하며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은 잘못도 용서해주고, 눈 밖에 나면 출전 선수를 수시로 바꾸는 등 불이익을 준다”면서 “제왕적인 권력을 갖고 있어서 선수가 불이익을 당해도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임원은 물의를 일으킨 쇼트트랙 코치의 성추행 시도 의혹을 묵인하고 감싸주려 했다는 지적을 받는 인물이다. 장 회장은 이 임원을 비롯한 빙상연맹 집행부가 모두 한국체대 출신 인사들로 채워진 것도 빙상연맹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장 회장은 또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의 사례 등을 거론하며 이 임원이 전횡을 부렸다는 다른 의혹도 줄줄이 제기했다. 다른 선수의 학부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코치가 폭력을 휘두른 사례를 폭로하며 이에 대한 징계는 ‘솜방망이’로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소치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빙상연맹의 미숙한 대응과 해묵은 불신 때문이다. 빙상연맹은 첫 의혹이 제기된 직후 해당 코치를 바로 태릉에서 퇴촌시키긴 했지만 이후 후속조치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 12일 첫 상벌위원회를 열었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상벌위 소집은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빙상계에서는 “연맹이 대책을 내놓지 않고 버티다가 올림픽 개막 이후 이슈가 묻히면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