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내주 문재인·손학규·정세균·정동영 만난다
입력 2014-01-14 18:34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다음 주 중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각 계파 수장과의 만남을 통해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고 화합을 이끌어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오는 17일에는 ‘안철수 신당’을 견제하기 위해 안풍(安風)의 근원지이자 민주당 텃밭인 광주행을 계획하는 등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김 대표가 이르면 20일쯤 상임고문단과 만날 계획을 갖고 서로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며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2창당’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고질적 분파주의 극복을 당 혁신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데 따른 행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직접 당 안팎의 원로들을 개별 접촉하면서 회동을 제안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주자였던 이들 상임고문이 한자리에 모일 경우 지난 대선 이후 1년여 만이자, 지난해 5월 김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문 고문은 대선 패배 이후 공개석상에 나서길 꺼려했고, 손 고문은 지난해 1∼9월 독일에서 체류하고 귀국한 후에도 당내 정치와는 거리를 뒀다.
김 대표의 이번 회동 추진은 야권 재편 가능성이 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력을 모아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들 고문의 세(勢) 기반이 되는 지역별 표심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 고문은 최대계파인 친노를 대표하면서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에서, 손 고문은 현역의원 20여명의 지원과 함께 경기 등 수도권에서 각각 지지를 받고 있다. 정세균·정동영 고문은 호남이 지지기반이다. 선거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 극복 방안 및 개혁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지도부의 광주 방문은 지난 3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2주 만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에 결코 내줄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5월에 이어 ‘제2의 광주선언’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호남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상향식 공천, 개혁공천으로 최적·최강의 인물을 내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 인사는 “광주에서 다시 한번 민주당에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광주, 전남·북 의원들도 오는 21일 전북 부안군 변산면의 한 수련원에서 워크숍을 갖고 광역단체장 선거 등 지방선거 전략을 포함한 안풍 차단책을 논의키로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