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4대 금융그룹 회장 연봉 최대 40% 싹둑
입력 2014-01-15 02:32
4대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이 올해 최대 40% 삭감되고 시중은행·증권·카드·보험사 경영진의 연봉도 차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임원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연봉도 올해 20% 정도 삭감된다. 공공기관 개혁의 칼바람이 한은과 금융권에까지 몰아치고 있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은 회장 연봉을 지난해보다 30∼40% 줄이겠다는 뜻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4대 그룹 중 2곳은 30% 중반대, 나머지 2곳은 40%를 삭감하기로 했다.
KB금융 임영록 회장,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 우리금융 이순우 회장,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의 평균 연봉은 20억∼3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연봉이 30∼40% 깎이면 평균 15억원 안팎이 된다.
대형 금융그룹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굴복한 모양새다. 금감원은 그동안 “금융사의 영업실적은 악화되는데 최고경영자(CEO) 보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성과보수체계의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일부 회사는 CEO 급여 대부분을 고정급으로만 지급해 영업실적과 연동되지 않았고, 실적이 떨어져도 성과보수가 70∼80% 보장되도록 성과평가 방식을 자의적으로 운영해 왔다.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을 토대로 지주사가 성과보수체계를 조정할 경우 계열사 임원들에게까지 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금융권에 연봉 삭감 회오리가 몰아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의 기본성과급 상한을 기본급의 200%에서 120%로 낮췄다. 연봉으로 따지면 20∼40% 줄어든다.
공공기관처럼 경영평가를 받지 않은 한은도 총재·부총재·감사·부총재보 등 임원과 금통위원들의 임금이 올해부터 20%가량 낮아진다. 기획재정부가 한은의 경비성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성과급 상한을 기본급의 100%에서 60%까지 낮추는 공공기관 지침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2012년 말 기준 3억5000만원인 김중수 총재의 연봉은 7000만원 줄어 2억8000만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