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수출물가 6년 만에 최저… 원화강세 탓 채산성 악화

입력 2014-01-15 01:36

지난해 수출물가가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화 강세 영향으로 수출기업 채산성이 악화되자 ‘엔저(엔화 약세) 쇼크’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3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 지난해 수출물가지수(2010년=100)는 1년 전보다 4.3% 하락한 93.69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수출업체가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원화로 환산하면 전년보다 평균 4.3%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한국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수출물가지수는 2007년 84.41을 저점으로 2008∼2011년 100을 웃돌았으나 2012년(97.87) 90선으로 내려온 뒤 지난해 최저점을 찍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가는 90.3으로 한 달 전보다 0.3% 하락했다. 2008년 2월(89.0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물가지수 하락에는 환율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철강과 스마트폰 등 주력수출품의 실적 악화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입물가지수는 102.66으로 전년보다 7.3% 하락했다. 이는 2009년(94.9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2월 기준으로는 99.53으로 전달에 견줘 0.4% 올랐다. 9월(-2.3%), 10월(-2.4%), 11월(-0.5%) 연달아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넉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저 이후 나타날 2차적 영향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국제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세미나에서 “최근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2013년 초반에 비해 20% 이상 상승한 점이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기업들이 엔화 약세시기의 수익 증대를 바탕으로 투자확대나 제품단가 인하 등 새로운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다”며 “2차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