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대석-홍준표 경남지사] “2014년은 갈등없는 여민동락·경남 미래 50년 사업 매진할 것”
입력 2014-01-15 02:32
홍준표(60·사진) 경남지사는 14일 “올해는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도민과 더불어 여민동락(與民同樂)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민주노총의 지원을 받은 진주의료원 노조와 맞서 폐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갈등 이미지가 굳어진 데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다.
척당불기(倜?不羈). 홍지사 집무실에 걸려있는 사자성어다.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올해는 갈등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그의 바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민선 도정 사상 최초로 채무 감축의 원년을 열었다는 사실이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재정점검단을 신설해 비효율성 예산을 진단하고, 2017년까지 도의 채무를 절반으로 줄이는 채무감축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작년에만 2171억원의 빚을 갚았다. 가장 큰 부담이 되었던 거가대교는 기존의 MRG방식을 SCS방식으로 변경하는 협약을 체결해 2조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을 절감하고 민자사업의 재구조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불필요한 기구를 줄이고 축소하면서 자리가 날아간 사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밤잠도 설쳤다. 아직까지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재선 도전 전략은.
“올해는 경남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 50년 사업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미래 50년 사업이란 기계융합소재 및 나노융합산업을 미래 주력산업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보고 경남도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추진키로 한 핵심 과제다. 도는 이미 향후 추진 일정을 시기별로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잡아 로드맵까지 만들어둔 상태다.)
-재선하려면 새누리당 공천이 관건인데 자신 있나.
“어떤 방식으로 공천을 할 것인지 그것은 전적으로 중앙당에서 결정할 부분이고 결정하면 따라야 한다. 당에서 경선을 하라고 하면 좀 서운하겠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경선이 불리했던 지난번 보궐선거 때도 경선을 받아들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전국적으로 선거를 이끌고 지휘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슈퍼스타가 없다. 따라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중심이 돼 그 지역 선거를 지휘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럴 만한 능력과 카리스마, 경륜을 갖춘 사람이 광역단체장 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공천제를 폐지하려면 기초와 광역선거 모두 폐지하든지 아니면 공천을 더욱 투명하게 하는 쪽으로 손질해야 한다. 기초선거만 폐지하는 것은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헌법 원리에 맞지 않다. 공천제를 폐지하면 사조직으로 선거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선거 후에 당선자의 반은 아마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될 것이다. 공천은 하되 후보자 선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손질을 하는 게 맞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가능성은.
“진주의료원 재개원 여부 결정권은 내가 갖고 있다. 재개원은 절대로 없다. 법적으로 마무리됐고 폐업 후 전국적으로 지방의료원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이다. 공공의료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
-도청의 마산 이전 공약은 백지화되는 것 같은데.
“창원, 마산, 진해 3개시가 통합에 따른 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 공약이었는데 지금 거론하면 또 엄청난 갈등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보류하고 있다.”
-독선이고 불통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추진력 있게 일하는 사람들한테 정치적 반대자들이 붙이는 수식어가 불통 아닌가. 법조인 출신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으며 평균적인 상식이 있다. 가난한 서민의 아들인 내가 독선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억지 부리는 세력과 소통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항복이고 구걸 아닌가. 원칙을 양보하면서까지 대화하려고 하는 것은 소통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과 타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데.
“분에 넘치는 소리다. 지방선거도 끝나지 않았는데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내 고향 경남을 정말 살기좋은 고장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천천히 생각해야 할 문제 아니겠나.”
창원=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