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반대 호소카와 전 총리, 日 도쿄도 지사 보궐선거 출마
입력 2014-01-15 01:35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일본 도쿄도 지사 보궐선거에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탈원전’을 매개로 연대해 14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원전 재가동을 옹호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로서는 원전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이날 고이즈미 전 총리와 만난 뒤 “도쿄도 지사 보궐선거에 입후보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원전 문제는 도지사로서 다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도 “도쿄가 원전을 없애고도 나아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이면 반드시 국가를 바꿀 수 있다”며 “원전 문제에 공감했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의 출마 선언으로 도쿄도 지사 보궐선거는 집권 자민당 지지를 받는 마스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과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여전히 대중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원전 재가동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호소카와 전 총리가 지사에 당선될 경우 아베 정권의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모잠비크를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12일 “에너지 정책은 도쿄도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과제”라며 “지사로서 과제도 균형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기자 출신으로 1993년 8월∼94년 4월 총리를 지낸 호소카와 전 총리는 역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과거 전쟁을 ‘침략전쟁’ ‘잘못된 전쟁’으로 규정하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도쿄신문은 표면에 작은 구멍이 뚫리는 등 문제가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봉 다발이 일본 내 원전에 184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