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오디션 왕좌’ 빼앗기나
입력 2014-01-15 01:37 수정 2014-01-14 18:58
아무리 시청률이 부진했어도 케이블 채널 Mnet의 간판은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다. tvN ‘응답하라 1994’와 ‘꽃보다 누나’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더 지니어스’가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를 낳고 있지만 CJ E&M(이하 CJ)의 슈스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매 시즌 200만명에 달하는 참가자와 8개월이 넘는 준비기간, 막대한 물량 투입 때문만은 아니다. 슈스케는 시즌 2에서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잇따라 경신, 우승자 허각(29)을 배출하며 CJ의 숙원이었던 전 국민적인 인지도를 갖춘 프로그램이 됐다.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슈스케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시즌 6을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난해 11월 막 내린 슈스케 5는 결승전 시청률이 1.7%(닐슨 코리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흥행에 참패했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친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감안해도 최고 18%까지 치솟았던 역대 시즌 결승전 시청률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슈스케 5 우승자인 박재정(19)과 준우승자 박시환(27)이 해를 넘기고도 전혀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를 방문해 공정사회 모델로 거론됐던 허각이나 CF 러브콜이 쇄도했던 울랄라 세션, 신보 기대감이 높았던 로이킴(본명 김상우·21) 등 역대 우승자와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박재정과 박시환은 현재 슈스케의 사후 관리 방식인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거치고 있다. 보컬과 안무 트레이닝에 이어 상반기 중 신보를 발표해 소속사를 찾아주겠다는 계획도 이미 잡혀있다. CJ 관계자는 “박재정과 박시환 등 슈스케 5 참가자들이 연말 콘서트를 진행했고 이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슈스케 5 참가자들이 역대 입상자들에 비해 스타성이 떨어져 고민이라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슈스케 5 흥행 참패와 입상자들의 낮은 인지도는 시즌 6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당장 슈스케 아류격으로 출발했던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에도 밀리는 모습이다. K팝스타 시즌 3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몰락 속에서도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순항 중이다. 지난 12일 방송은 시청률 11.7%로 전작 ‘맨발의 친구들’에 비해 시청률을 무려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끼 많은 외국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고 매 시즌 다른 방식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도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심사위원 유희열(43)의 기용은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슈스케 6은 오는 3월부터 참가자들을 모집한다. 제작진 재정비는 물론 심사위원 교체 등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2009년 ‘기적을 노래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발한 슈스케가 오디션 프로그램 왕좌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까.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