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북항대교 붕괴사고는 인재로 확인
입력 2014-01-14 15:04
[쿠키 사회] 지난달 19일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남·북항 연결도로 상부구조물 붕괴사고는 이른바 까치발 설치 불량 때문으로 드러났다. 거푸집을 받치는 임시 지지대(까치발)의 설치 불량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구조물 붕괴사고는 결국 인재로 확인됐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4일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과 현장 조사 결과 붕괴된 부분은 비상주차대가 들어설 곳으로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밑에 설치한 까치발 설치불량이 불안정 상태를 유발해 붕괴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대한 근거로 붕괴사고 직전에 붕괴사고 지점 까치발의 뒤틀림 현상이 발견된 사실을 들었다.
수사과정에서 사고 이틀 전인 지난달 12월 17일 철근 설치작업 후 일반구간(폭 18.7m)에서 확폭구간(비상주차공간·22.1m)으로 벌어지는 지점(붕괴지점)의 4군데 까치발이 20㎝가량 바깥쪽으로 틀어진 것을 목공반장이 발견한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국과수 감식 역시 까치발 각도가 정확하게 설치되지 않아 편중된 하중이 까치발 삼각대 부분의 뒤틀림 현상을 발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사 현장 관계자들이 까치발 뒤틀림 현상을 발견한 뒤 각목과 강관 등을 이용해 지지 보강작업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까치발이 20㎝ 이상 뒤틀린 것은 재시공을 해야 하는 중대한 부실인데도 간단한 수정과 보강작업만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제조업체로부터 까치발이 20㎝ 정도 틀어져 있으면 보강작업이 아닌 해체 후 재설치해야 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붕괴사고의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부주의한 콘크리트 타설과 펌프카에 의한 외부 충격 등은 이번 붕괴사고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강풍에 의해 붐이 흔들렸다 하더라도 서로 부딪혔을 가능성은 없고 감식결과 충격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시공사와 하도급 공사업체, 감리단 등을 상대로 까치발 설치과정에서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부산항 북항대교는 전체 공정률이 95%에 이르고 있으나 접속도로는 주민과의 갈등으로 현재 공정률이 65%에 그치고 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