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추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후계 포석’?
입력 2014-01-14 02:32
현대자동차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현대차그룹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결정하고 조만간 두 회사의 이사회 안건으로 관련 내용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 시기를 4월쯤으로 정하고 실무 작업을 벌이는 중이며,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을 흡수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의 건설 공사를 위해 2002년 설립한 회사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자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54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함에 따라 함께 그룹 계열사가 됐다.
두 회사는 주력 사업 부문이 달라 합병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엠코는 빌딩·도로·주택·항만 등 토목·건축 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전력을 비롯한 플랜트 설계와 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 부문 매출이 전체의 94%를 차지한다. 또 현대엠코의 경우 국내 매출액 비중이 큰 데 비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 5조원을 넘게 돼 업계 8∼9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현대엠코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분 25%로 최대주주여서 합병이 그룹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두 회사 합병 이후 현대건설과의 합병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 부회장이 현대건설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 지배권을 강화할 수 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