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설 기법은 어떤 사실에 대한 오해”… 편혜영 단편 ‘몬순’,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

입력 2014-01-14 01:34

㈜문학사상은 2014년 제38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소설가 편혜영(42)의 단편 ‘몬순’이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계간 ‘한국문학’ 2013년 겨울호에 발표된 ‘몬순’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를 등장시켜 ‘바람(계절풍 몬순)은 불어온 다음에야 그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명징한 주제를 부각시킨 작품이다. 아이가 죽은 뒤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일용직으로 일하지만 아내에게 그런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채 불안하게 살아간다는 게 대강의 줄거리. 소설가 윤대녕 신경숙 등 심사위원들은 “비밀이라는 것은 그것을 유지하는 순간에만 긴장을 수반한다는 평범한 원리를 강조하면서도 인간의 삶 자체가 겪을 수밖에 없는 존재론적 불안을 의심의 상황에서도 놓치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이날 서울 태평로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편씨는 “얼마 전 일본 여행 중에 수상소식을 들었다”면서 “어떤 사실을 오해할 수 있다는 게 제 소설 기법이랄 수 있는데 그 오해를 이번 수상으로 이해받은 거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문학사상’ 권영민 주간은 “편씨와 함께 조해진, 윤이영, 천명관, 손홍규 등 5명의 작품이 본상 후보작에 올랐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2000년 이후에 등단한 작가라는 점에서 큰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상금은 3500만원.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열린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