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아픔 딛고 컴백한 안시현 “엄마의 이름으로 제2 골프인생 시작”
입력 2014-01-14 02:31
안시현(30)이 돌아왔다. 결혼과 은퇴 그리고 이혼. 그는 딸과 함께 더욱 강한 모습으로 팬들 곁으로 컴백을 선언했다.
‘돌아온 신데렐라’ 안시현은 1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골든블루’와의 후원 계약식에서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어 컴백을 결심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011년 방송인 마르코와 결혼하면서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해 돌연 이혼했다. 그 사이 20개월 된 딸 그레이스의 육아를 맡게 되면서 ‘워킹맘’이 됐다. 안시현은 “하늘에서 주신 선물이자 보물인 딸을 보며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회가 없는 동안 최대한 아이와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시현은 지난해 11월 2년간의 공백 끝에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추천 선수로 복귀전을 치르며 공동 9위에 올라 녹슬지 않은 샷감을 과시했다. 이어 까마득한 후배들과 시드전을 통해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풀시드를 확보했다.
안시현은 “처음 쉬게 됐을 때는 신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동안 왜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생겼다”며 “진짜 은퇴하게 됐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컴백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02년 KLPGA에 데뷔한 그는 2003년 11월 제주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부상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쥔 그는 첫해인 2004년에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신인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한 미국 투어는 수많은 좌절감을 안겼고, 2011년까지 몇 차례 우승 기회를 놓치면서 슬럼프가 왔다.
그는 “그때는 해오던 대로 건성으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골프에 대한 절박함이 없었던 것 같았다”며 “열심히 준비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대충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0세에 ‘제2의 골프인생’을 시작하려는 그에게 몇몇 기업에서 후원을 제의해왔고 그중 국산주류회사인 골든블루의 후원을 받아들였다. 조건은 연간 계약금 2억원과 인센티브 1억원으로 2년간 총액 6억원의 적지 않은 금액이다. 2년여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품성에서 A급 선수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았다. 그는 의류(푸마골프)와 클럽(코브라 및 캘러웨이)도 이미 따로 계약을 마쳤다.
14일 어린 딸과 함께 예전에 살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두 달간 동계훈련을 떠나는 그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쇼트게임 연습에 치중할 계획이다. 미국과 한국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이지만 “올해 1승을 목표로 삼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안시현은 “국내투어의 어린 후배들을 보면서 그들의 플레이가 더 대담해졌고, 기술적인 면도 많이 발전했다고 느꼈다”며 “동계훈련 동안 더욱 철저히 준비해 팬들에게 인정받는 골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