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김석우] 통일이 대박인 이유

입력 2014-01-14 01:33


“어떤 경우라도 한국 정부가 1차적 책임을 지고 통일을 이뤄내겠다는 뜻”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청사진을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였다. 회견 도중 즉각적으로 인터넷 검색어 1순위로 떠올랐다. 과거 햇볕정책 추진시기에 통일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통일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들어왔던 젊은이들이 의문을 많이 제기하였다.

북한 정권이 스스로 무너지면 자유통일의 기회가 열리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통일비용은 우리 경제가 세계 10위권이라 하더라도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좀 길게 보면, 통일에서 얻어지는 이익이 비용에 비해 훨씬 더 크다. 남북한 양측의 200만명에 가까운 정규군을 유지하는 데 드는 과도한 국방비가 줄어든다. 분단으로 인한 안보 리스크가 사라지고 국가신용등급이 크게 올라 기업의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한반도와 유라시아대륙이 연결되어 대륙과의 경제협력이 활성화된다. 이러한 통일이익은 5년 정도만 지나면 통일비용을 훨씬 초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식을 외면하고 햇볕정책추진 시기에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정반대의 선전을 해왔다. 어린 학생들에게 북한이 무너지면, 가난한 동포들을 먹여 살리느라 한국 경제도 같이 망하게 된다고 겁을 주었던 것이다. 통일 후 투자비용까지도 통일비용에 포함시켜 엄청나게 부풀린 천문학적 계산서를 반복적으로 인용하기도 했다. 그 청소년들이 지금도 통일에 대해 미온적인 경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고 퍼주기식 대량 지원을 합리화하기 위해 젊은이들의 의식을 의도적으로 오도했던 사실은 숨긴 채, 통일기피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통일비용에 대한 우려를 과장하던 이들은 1990년 통일된 독일이 거덜 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통일독일은 15년 걸려 경제가 정상화된 것은 물론 이제는 그리스와 같은 재정파탄 국가를 기꺼이 도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경제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12월 북한의 제2인자였던 장성택의 참혹한 처형 과정을 보면서 전 세계가 놀랐다.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불안하다는 증거라고 해석하면서 김정은 정권이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고들 예측한다.

북한이 개혁이나 개방을 하지 않으면 체제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개혁개방을 하게 되면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의 절대독재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어느 경우든 북한 급변사태로 인한 통일의 기회가 ‘도둑처럼’ 다가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겁낼 필요는 없다. 우리가 대비를 잘 하고 있으면 통일 후 한반도는 쉽게 활력이 넘치는 사회로 변모할 것이다. 통일은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도 단번에 해결할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

2016년부터 한국의 인구구조는 산업생산인구가 줄어들고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경제가 활력을 잃고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지게 된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통일을 통해 그러한 인구구조에 젊은 피가 주입되고, 새로운 활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통일 후 북한 지역에서 시장경제에 의한 경제개발이 시작되면 연간 15% 내외의 경제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독일통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통일작업을 세밀한 전략하에 추진해 나간다면, 중국, 러시아와의 경제협력도 폭발적으로 일어나게 되고 동아시아시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아울러 통일한국이 주요 선진국으로 진입한다는 골드만 삭스의 예측은 몇 년 안에 증명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많은 국민들이 통일은 재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외적으로 주변강국에 강한 통일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도 하다. 어떠한 경우라도 한국 정부가 1차적인 책임을 지고 통일을 이뤄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것은 주변국들로부터 적극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출발점이다.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硏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