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버마켓서 금맥 캔다”

입력 2014-01-14 01:32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라 ‘실버마켓’이 금융회사의 중요 사업영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인 성장은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예금·펀드 등 단일상품 위주에서 벗어나 보건·주거와 연계된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외환은행은 시니어 고객(45세 이상)을 대상으로 맞춤형 노후 설계 컨설팅과 헬스케어, 여행상품 우대, 상조 우대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해피니어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45세 이상 고객이 은퇴 후 국민연금이나 연금저축이 지급되기 전 ‘소득 공백기’를 대비해 퇴직금 등 목돈을 넣으면 매월 원리금 형태로 나눠받을 수 있는 ‘해피니어 정기예금’ 상품도 이날 출시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6대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를 선정했다. 은퇴 관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군별 매칭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은퇴 비즈니스에 관해 “퇴직연금을 많이 취급하는 것보다 어떻게 불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들은 은퇴자 시장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이새롬 선임연구원은 “금융사들은 단기성과에 집중해 은퇴상품이 일부 인기상품에 편중되고 상품 간 시너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금융사들은 펀드 중심 영업에서 예금·보험·퇴직연금 등을 혼합한 생애단계별 자산운용 쪽으로 전환했다. 일본 금융사들도 의료비·자녀교육비 등 고령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신탁상품 위주로 장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생애단계별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가 제시되고 간병 서비스와 결합된 예금·보험상품 등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