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발등찍은 테마주… 18대 대선株 반토막

입력 2014-01-14 01:32


2012년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정치테마주’의 말로는 초라했다. 이들 정치테마주는 현재 평균적으로 최고가 대비 반 토막이 나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에 대한 투자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정치테마주로 알려진 147개 종목의 수익률이 최고 62.2%까지 올랐다가 대선 전날 0.1%로 추락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치이슈가 사라진 2013년 하반기 이후에는 코스피, 코스닥지수와 큰 차이가 없는 4% 정도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금감원이 2012년 6월 1일부터 대선(2012년 12월 19일) 이후 1년이 지난 지난달 20일까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다.

정치테마주의 허상은 선거가 끝나자 고스란히 드러났다. 분석기간 개별 종목의 최고가와 현재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 주가는 48% 떨어졌다.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의 경우 각각 89.3%, 88.0% 폭락했다.

정치테마주는 실적이 부진한 데도 상승세를 타는 이상현상으로도 투자자를 현혹시켰다. 정치테마주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12년 9월 79개 종목은 실적이 적자를 보였는데도 39.2%의 상승률을 보였다. 오히려 흑자를 낸 68개 종목의 상승률이 23%로 더 낮았다. 하지만 실적부진주는 이후 급락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 -6%로 수익률이 급감했다. 반면 흑자를 보여 온 주식은 실적과 함께 성장해 10%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테마주에 단골 문제점으로 등장하는 불공정거래도 다수 종목에서 포착됐다. 147개 정치테마주 중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종목은 49개(33.3%)에 달했다. 여기에 관여한 47명은 총 66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금감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이목을 끄는 새 테마주인 ‘DMZ테마주’에도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DMZ테마주인 15개 종목의 수익률은 지난해 8월 12일 이후 5영업일 동안 30%나 뛰었다. 하지만 이후 10월 말부터 하락세로 바뀌어 수익률은 지난달 20일 기준 10.2%(지난해 1월 2일 대비)로 내려갔다. 금감원은 DMZ테마주는 특히 자기자본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1∼2%로 상장사 평균보다 현저히 낮아 결국 정치테마주처럼 주저앉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루머에 근거한 ‘묻지마’ 투자를 한 투자자보다 실적을 보고 투자한 이들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다”며 “테마주는 변동성이 높고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할 여지가 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