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어록, 마오쩌둥 어록 연상” 연설내용 담은 책 출간

입력 2014-01-14 01:5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을 담은 책이 최근 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됐다. 이에 대해 이 책이 문화대혁명 당시 필독서였던 ‘마오주석어록’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시진핑판 훙바오수(紅寶書)’라는 것이다. 마오주석어록은 문혁 당시 붉은 표지에 인민복 상의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출판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시진핑총서기 중요논술’이라는 이름의 이 책이 고위직이든 하위직이든 관리는 누구나 한 권씩 휴대하고 있으면서 평소 그 구절 중 일부를 인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판됐다고 13일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을 반복 학습해 한 구절 한 구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시 주석 집권 이후 단일지도체제로 회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둬웨이는 이를 두고 문혁 당시 홍위병을 포함해 전 인민이 훙바오수를 한 권씩 갖고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어록은 2012년 11월 열린 18차 당 대회 이후 시 주석이 연설했던 내용 가운데 121구절을 담고 있다. 책은 중국의 꿈, 이상과 신념, 과학발전, 개혁개방, 외교전략, 군중노선, 조직기풍건설, 반부패청렴 등 8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윈난(雲南)출판집단 당위원회 서기 리웨이(李維)가 편집한 것으로 돼 있다.

둬웨이는 특히 시진핑이 이처럼 마오쩌둥과 비견되는 상황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에게 ‘마오쩌둥식 좌파’라는 모자를 씌우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