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 30년-생명을 그리다’… 100여점 한자리서 감상
입력 2014-01-14 02:32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동양화가 김병종(61) 작가는 29세에 최연소로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가 됐다. 서울대 미대를 나온 후 몇 년간 작가로 활동하다 교수로 전격 발탁됐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작업을 병행한 그의 작품세계는 10년 주기로 변화했다. 1980년대 ‘바보예수’에서 1990년대는 ‘생명의 노래’로, 그리고 2000년대는 ‘길 위에서’ 시리즈로 나아가고 있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전북도립미술관이 세 가지 시리즈를 모아 2월 16일까지 ‘김병종 30년-생명을 그리다’를 연다. 교수 부임 이후 30년간 그려온 작품들이 몇 가지 패턴으로 변모돼 왔지만 결국에는 ‘생명’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는 뜻을 담았다. 스무 살에 고향을 떠난 뒤 40년 만의 ‘회향(回鄕) 전’이라는 점에서 작가에게는 의미가 각별하다.
그는 어릴 적부터 미술과 문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2학년 때 남원에서 전시를 열고 시집을 내기도 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미대에 들어가 2학년 때 국전 입상, 3학년 때 전국대학미전 대통령상을 받았다. 아이콘과 같은 ‘생명의 노래’는 1989년 연탄가스를 마셔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우연히 본 야생화에서 생명의 위대함을 느끼면서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80년대 작품 ‘바보예수’와 90년대부터 매달려온 ‘생명의 노래’, 남미여행의 결과로 탄생한 ‘길 위에서’ 시리즈 등 100여점을 내놓았다. 먹 인물화에서 황갈색의 숲 그림, 분청빛을 띠는 물 시리즈, 장엄한 산수와 꽃 등을 한꺼번에 선보인다. 작가는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063-290-6888).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