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54)이 새해 첫 콘서트로 국내 팬들과 만난다. 그는 22일 오후 8시 서울 강동구 동남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2014 희망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프리마돈나로 활약한 그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850석 규모의 중형 극장에서 올해 첫 공연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나온 그는 1990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콩쿠르에서 3000여명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오페라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로시니의 ‘세미라미데’로 데뷔한 이후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 3대 테너와 호흡을 맞추며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 ‘천사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들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목소리 파워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숙미와 세련미를 내세우며 세계무대에서 여전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강동아트센터를 선택한 것은 팬들과 허심탄회하게 만나기 위해서다. 2500석이 넘는 대형극장에서는 관객들과 친숙하고 편안하게 얘기 나누듯 공연 분위기를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도 자신의 이름을 세계무대에 각인시켰던 오페라 아리아를 중심으로 고국을 그리는 마음을 담은 가곡과 민요 등으로 구성했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뮤지컬 ‘돈키호테’ 중 ‘이루어질 수 없는 꿈’, 우리 가곡 ‘청산에 살리라’ 등을 선사할 예정이다.
신영옥은 공연 중간 중간에 관객들에게 곡에 대한 설명과 음악 이야기 등을 들려줄 계획이다. 이 무대에는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바리톤 우주호,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공연한 실력파 바리톤 류정필이 함께 올라 드라마틱한 하모니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주는 박상현이 지휘하는 모스틀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신영옥이 한창 잘나갈 때의 개런티는 회당 5만 달러(약 5300만원)에 이를 정도였다. 강동아트센터 측은 “개런티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희망을 전하는 음악회의 취지를 살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출연을 흔쾌히 결정했다”며 “티켓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3만∼6만원이며 소외계층 초청행사도 마련한다(02-440-05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프리마돈나, 서민 곁으로… 신영옥, 강동아트센터서 1월 22일 2014년 첫 무대
입력 2014-01-14 01:34 수정 2014-01-14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