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첫 연주회는 구스타프 말러 음악으로”
입력 2014-01-14 01:31
서울시립·KBS 교향악단 ‘교향곡 10번’ ‘거인’ 무대 올려
국내 대표적인 두 교향악단의 1월 공연 키워드는 ‘구스타프 말러(사진)’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근대음악가 말러(1860∼1911)는 낭만파적인 교향곡의 마지막 작곡가다. 그의 교향곡은 오케스트라의 기본 레퍼토리가 됐다. 그는 교향곡을 길이와 규모, 가사 등에 있어서 한층 더 높은 경지에 올려놓았다. 때문에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는 새해 또는 창단 기념 연주 등에서 그의 작품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미완성으로 남긴 ‘교향곡 10번’은 총 5개 악장 가운데 첫 악장을 제외하면 악보가 불완전해 연주할 수 없는 상태였다. 말러도 자필악보를 없애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아내 알마는 남편의 유언을 따르지 않은 채 이 미완성 유작을 완성하려 했다. 결국 영국의 음악학자 데릭 쿡을 비롯해 조 휠러, 클린턴 카펜터, 레모 마제티 주니어, 루돌프 바르샤이 등이 4개 악장의 보필본을 각각 완성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 가운데 데릭 쿡이 연주회용 버전으로 완성한 ‘교향곡 10번’을 2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휴스턴심포니 음악감독인 한스 그라프(69)가 지휘봉을 잡는다.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협주곡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1897∼1957)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들려준다. 불가리아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38)가 협연한다. 관람료 1만∼7만원(1588-1210).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루마니아 지휘자 요엘 레비가 이끄는 KBS교향악단도 말러 교향곡으로 시즌 첫 정기연주회를 꾸민다.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올리는 ‘그레이트 심포니 시리즈 Ⅰ-제677회 정기연주회’에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말러가 1888년부터 2년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왕립오페라극장의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초연한 ‘거인’은 강인한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곡이다.
지휘자 요엘은 1988∼2000년 미국 애틀랜타심포니 상임지휘자로 활동할 당시 말러 교향곡 음반 시리즈를 연주해 호평 받은 바 있다. 고통과 분노 끝에 승리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이번 ‘거인’ 연주도 기대된다. 독일 제1공영방송인 뮌헨 ARD의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난해 2위와 청중상을 차지한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작곡가 임준희의 교향시 ‘한강’을 들려준다. 관람료 2만∼6만원(02-6099-74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