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추기경에 염수정 대주교… 내달 22일 서임

입력 2014-01-13 02:51

한국에 새 추기경이 탄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71·사진) 대주교 등 각국 출신 19명을 새 추기경으로 정하고 다음 달 22일 로마 바티칸에서 정식 서임한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에서 추기경이 나오기는 김수환(1922∼2009) 정진석(83) 추기경에 이어 3번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확정한 19명의 새 추기경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아프리카, 북·남미 등지 출신들이다. 중남미·아프리카 빈국인 아이티나 부르키나파소 출신이 포함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교황의 관심이 반영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서임되는 19명 가운데 16명은 80세 미만이어서 추기경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교황 선출 자격을 갖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을 서임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즉위 후 처음이다.

새로 추기경으로 서임되는 염 대주교는 1970년 가톨릭대 졸업과 함께 사제서품을 받았다. 2002년 1월 주교로 서품됐으며 2012년 5월 로마 교황청이 국내 가톨릭 최대 교구인 제14대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도 겸하고 있다.

중도 보수 성향의 염 대주교는 지난해 말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며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정치 참여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한국은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2006년 정진석 추기경이 서임되면서 ‘2인 추기경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09년 김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다시 ‘1인 추기경 시대’로 돌아갔다. 2012년 정 추기경이 은퇴하면서 교구장을 맡고 있는 현역 추기경이 없는 실정이었다. 가톨릭계에서는 염 대주교에 대해 “천주교의 정통성을 승계하는 인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백민정 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