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만석 한장총 대표회장 “종교인 과세 자체 반대 안해… 공통분모 찾자는 것”

입력 2014-01-13 01:36


지난해 12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던 ‘종교인 과세’ 법안(소득세법 개정안)이 다음 달 임시국회로 미뤄졌다. 해당 상임위인 국회 기획재정위 산하 조세소위원회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 각계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교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으니 좀 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볼 시간을 달라”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의 끈질긴 요청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말 취임한 유만석 한장총 대표회장을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종교인 과세 자체를 반대한다는 건 아닙니다. 교계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시간을 갖고 공통분모를 찾아보자는 겁니다.” 목회자들이 납세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유 대표회장의 답변이다.

최근 한국의 교회연합기구에 대한 갈등이 불거지면서 한장총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장총은 한국의 장로교단을 모두 아우르는 연합체입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여러모로 힘든 이때에 장로교단을 초월해서 한국교회 전체를 보듬고 아우르는 조정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 대표회장은 교계 전반에 걸친 갈등·대립 양상을 지적하면서 “내가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욕심 때문에 불거진 일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각자가 제 자리에서 맡은 사명과 역할만 지켜나간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이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키로 했다. 26개 교단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일이다. “매년 서울에서 한 차례 해오던 ‘장로교의 날’ 행사를 영남과 호남, 중부권까지 포함해 전국 4개 지역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회원 교단 간 강단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요.”

취임 이래 한 달여 동안 50곳이 넘는 교계 행사에서 축사자로, 설교자로 동분서주한 그가 강조한 메시지는 ‘연합’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분열하면서, 그 가운데 서로 선의(善意)를 통해서 함께 발전하며 부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하나가 되지 않으면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실추된 교회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요즘 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의 화살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야 할 부분은 받아들여야지요.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에 대해서는 한국교회도 단호하고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