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 바꿔”… 기감 내홍 2014년에도 여전

입력 2014-01-13 01:35

지난해 감독회장 낙마로 혼란을 겪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자격 논란 때문에 새해에도 갈등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12일 기감에 따르면 연회감독과 총회실행부위원 등 20여명은 최근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에게 ‘감독회장 직무대행 선임 요청의 건’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 실행부위원회를 소집해줄 것을 요구했다. 임 직무대행 대신 다른 사람을 직무대행으로 세우자는 것이다. 이들은 임시총회 실행부위원회를 통해 임 직무대행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소집 요청서에는 임 직무대행에 대한 ‘사퇴 권면서’도 첨부됐다. 감독들은 권면서에서 기감 교단법인 ‘교리와 장정’에 명확한 근거 없이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뽑은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전용재 전 감독회장의 당선무효 판결 이후 상황을 유고 또는 궐위로 볼지 등에 대한 명확한 법적 판단 없이 무리하게 직무대행을 선출했다는 것이다.

임 직무대행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일부 감독들은 교회법 등을 통한 소송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정원 중앙연회 감독은 “지난해 임시입법의회에서 처리된 안건 문제 등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감리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더 이상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소집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감 ‘교리와 장정’에 따르면 감독회의 또는 실행부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청하면 감독회장은 1개월 이내에 임시총회 실행부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임 직무대행은 그러나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소집 요청과 관련해) 더 검토해보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임 직무대행 등 3명이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 피고발인 일부를 최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들어갔다. 임 직무대행 등은 전 전 감독회장의 감독회장 당선무효 가처분 사건에 필요한 서류를 찾기 위해 기감 행정기획실장실에 무단 침입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고발됐다.

피고발인들은 “기감 본부의 행정기획실장실은 기감의 사무공간이지 행정기획실장 개인이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며 “기감 최고 행정책임자의 지시로 본부 직원이 잠기지 않은 행정기획실장실에서 서류를 찾은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