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세종청사 ‘공포버스’ 괴담 진실은…

입력 2014-01-13 01:35


정부세종청사에 ‘공포 버스’ 괴담이 돌고 있다. 연초부터 수도권과 세종청사를 오가는 공무원 출퇴근버스 차고지가 대전으로 바뀌면서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게 괴담의 요지다. 발단은 지난 2일 기획재정부 인트라넷 익명게시판에 한 직원이 ‘오늘 바뀐 수도권-세종시 통근버스 기막히네요’라는 글이었다. 이 직원은 수도권에서 새벽 6시20분 출근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가 새벽 4시 대전 차고지에서 출발한 차였다며 안전행정부가 공무원 출퇴근 버스 입찰에서 대전업체를 선정한 것은 공무원을 담보로 한 살인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그래서 오늘 기사가 연신 하품하면서 운전했군요’ 등 공감하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며 괴담은 일파만파 번졌다.

이 과정에서 철도나 의료 민영화 괴담과 비슷하게 내부적 갈등도 생겨났다. 한 직원이 댓글로 “그런 위험을 감수하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 아니냐”라고 적자 ‘당신 누구냐’ ‘IP를 추적해 신원을 밝히자’ 등 이를 성토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공포 버스 괴담은 그럴듯한 허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 초부터 6개월 동안 수도권과 세종청사를 오가는 40여대의 출퇴근 버스 운영을 낙찰 받은 업체는 대전업체가 맞았다. 연초 새벽에 대전 인근에서 서울로 출근버스를 끌고 올라와 졸음운전을 한 기사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운전기사는 대전업체가 아닌 서울업체 소속이었다. 그날 하루만 대전 처갓집에 갔다가 자고 온 특별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전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는 대전업체 소속 기사들은 업체가 마련한 수도권 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행부 관계자는 12일 “괴담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어디에 누구한테 해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