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9200억원… 작년보다 5.8% 늘어

입력 2014-01-13 03:31

한·미 양국은 올해 우리 정부가 부담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총액을 지난해 8695억원에서 5.8%(505억원) 증가한 9200억원으로 확정했다. 또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 집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배정 단계부터 사전 조율하고 국회 보고 절차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12일 이런 내용의 제9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협정 유효기간은 2018년까지 5년으로 결정됐으며, 연도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인상률을 적용하되 최대 4%를 넘지 않도록 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인상 폭을 매년 2∼3%로 가정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은 이르면 2017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번 협정 체결로 방위비 분담금은 1991년 첫 협정 체결 당시 1억5000만 달러(당시 한화 기준 1073억원)에서 23년 만에 8.6배 증가하게 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4년(840억원 증액) 이후 최대 증액 규모다. 이번 총액 규모에는 최근 고조된 한반도 안보위기에 따른 주한미군의 대비태세 강화 움직임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러나 “분담금의 90%가량은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우리 업체 대금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또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전용·미집행 문제 해결을 위한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이번 협정은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정식 서명절차를 밟는다. 국회 비준안 제출은 2월 초로 예상되지만 민주당 등 야권은 벌써부터 미흡한 협상 결과라고 밝혀 향후 국회 비준 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