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잇단 전력보강, 왜?

입력 2014-01-13 02:37

미국이 최근 순환 배치를 통해 주한미군에 다양한 전력을 보강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되나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미도 담겨 있다.

주한미군 7공군사령부는 11일 미국 유타주(州) 힐 공군기지에 있는 F-16 12대와 병력 300여명이 이달 중순쯤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7공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배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구(戰區·theater) 방어력을 유지하기 위해 2004년 3월부터 계속된 미 공군 전투기 순환 재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F-16 전투기는 2월 말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KR)·독수리 연습 등에 참가할 예정이다. 앞서 미군은 경기도 동두천 지역 미 2사단 포병여단에 M1A2 전차와 M2A3 전투장갑차, 병력 800여명으로 구성된 기계화 대대를 순환배치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예년 1개 전력 정도를 순환한 것과 달리 최근 다양한 전력을 한반도에 잇따라 배치하는 것은 장성택 처형 이후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 보강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안보공약이 확고하다는 것을 분명히 해 북한의 오판을 막겠다는 의미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영향력을 위협하거나 국제질서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는 미군을 집중 투입해 방어하고, 그 지역이 안정되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유연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한반도에 배치되는 전력들이 대부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여했다가 본토로 귀환한 전력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안정될 경우 주한미군 역시 다른 지역의 분쟁에 차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부인한 적은 없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주한미군이 대만해협 문제에 개입되는 경우는 없겠지만 다른 지역의 분쟁에는 동원될 개연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