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합기관 설립은 시기상조”
입력 2014-01-12 18:53 수정 2014-01-13 02:48
미래목회포럼 ‘2014 한국교회, 올바른 연합운동의 방향’ 긴급 좌담
미래목회포럼이 지난 10일 ‘2014 한국교회, 올바른 연합운동의 방향’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긴급 좌담에서 교계 연합기관 관계자와 중견 목회자들은 “새로운 연합기관 설립은 시기상조”라고 의견을 모았다.
좌담은 예장 합동과 고신, 고려 등 보수 교단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탈퇴하거나 탈퇴 수순을 밟는 가운데 별도의 연합기관 출범이 예상되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올바른 연합운동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사회는 미래목회포럼 대표 고명진 목사가 진행했고, 패널은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오정호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유만석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서기 정성진 목사, 용인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분당 한신교회 이윤재 목사 등이었다.
연합기관의 분열 원인에 대해 소 목사는 “연합기관이 정치화되면서 기득권 싸움 때문에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며 “겉으로는 한국교회를 위한다고 했지만 알고 보면 자리를 차지하려는 욕망의 바벨탑을 쌓아올리면서 분열이 야기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목사는 “개교회주의가 너무 심한 것도 분열 원인 중 하나”라며 “목회자들이 내 교회라는 의식이 강해 연합이 점점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연합기관에도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가 더욱 더 고착화돼 한 치도 서로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예장 합동이 중심이 돼 출범하려는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오 목사는 “많은 분들이 한기총에 대해 ‘이미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앙의 선배들이 수십년 애써서 만들어온 단체라 생각한다”며 “당장 새로운 연합기관을 만들기에 앞서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진 후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출범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 목사 역시 “새로운 연합기관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 목사는 “미래목회포럼이나 한목협 등이 나서 연합기관 단체장을 초청해 대화의 장을 만들고, 작금의 위기를 헤쳐 나갈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바른 연합운동에는 기본적으로 관용과 협력의 정신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성경은 믿음만이 아닌 사랑도 강조하고 자비와 관용을 가르친다”며 “우리가 좀 더 신학적 관용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우리의 신학은 너무 좁아서 다양한 사람들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남을 정죄하는 도구로 사용됐다”며 “나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하지 말고 서로 폭넓게 이해하는 방향에서, 신학이 아닌 성경으로 서로 대화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고 목사는 “교리는 다르지만 봉사하는 사역을 통해 일치를 이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목사는 예장 합동과 통합의 연합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70%인 장로교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두 교단이 서로 각을 세우고 있다. 연합기관의 분열에 두 교단의 책임도 있다”며 “이들이 주 안에서 연합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양 교단의 책임 있는 분들이 서로 만나서 한국교회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제안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