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 협착증, 추위에 급증… 증상·치료법은] 현미경 감압수술로 ‘말끔’

입력 2014-01-13 01:31


지난 주 중·남부 내륙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의 체감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는 추위가 금주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보다. 날씨가 이렇듯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지게 되면 골관절질환자들은 통증을 더 심하게 느껴 울상을 짓기 쉽다.

특히 인대, 뼈, 관절 등이 비대해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는 바람에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걸음걸이까지 이상해지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영하권을 맴도는 강추위가 더욱 미워진다.

척추관이란 뇌에서부터 나와 경추(목뼈), 흉추(등뼈)를 통과해 요추부(허리)에서 하지(다리)로 가는 신경의 통로를 말한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박재현 소장은 12일 “관절도 추위에 민감한 혈관과 같이 외부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온이 낮아지면 척추관이 수축되고, 그만큼 신경이 더 자극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척추관절 부위의 퇴행 현상, 즉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즉 나이를 먹으면서 뼈 조직이 가시처럼 덧 자라 신경을 자극하는 일명 골극(骨棘) 현상이 생기는데, 척추관을 구성하는 후관절 돌기, 황색인대, 추궁 등에서도 이 같은 퇴행 현상이 일어나 척수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좁히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에 의한 허리 통증은 가만히 앉아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는 숨죽이고 있다가 몸을 움직여야 나타난다. 신경이 압박 자극을 받을 때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또 걸을 때 허리보다 다리 쪽이 더 저리고 아픈 게 특징이다. 잠을 잘 때는 종아리 부위가 많이 아프고 엉덩이, 허벅지, 발끝 등이 저리거나 아픈 증상을 보인다. 모두 허리에서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척추관 협착증에 의해 눌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보통 가벼운 척추관 협착증은 약물 치료와 함께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으로 쉽게 해결된다. 약물로는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항우울제, 비강(콧속)에 뿌리는 분무식 칼시토닌제 등이 있다. 이밖에 통증 유발점에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 척추관절 경막(硬膜) 안에 스테로이드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 환부에 초음파 또는 전기 충격을 가해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 등도 사용된다.

문제는 이렇게 칼을 대지 않고 치료하는 보존요법을 시술했는데도 잘 낫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부위의 뼈가 가시처럼 자라고 주위의 황색인대가 골화(骨化)되어 딱딱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수술 외엔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다.

수술은 자기공명영상(MRI) 진단검사 상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거나 주위 신경을 몹시 압박하고 있을 때도 필요하다. 이 경우 수술은 척추관 내 염증을 제거함으로써 신경이 더 이상 압박을 받지 않게 풀어주는 방식(감압술)으로 진행된다.

현미경을 쓰고 환부를 크게 확대해 보면서 시술하면 피부 절개 범위를 1.5∼2㎝이내로 최소화할 수 있고 출혈도 적어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실제 박 소장팀이 척추관 협착증으로 연세사랑병원을 찾은 평균 나이 72.8세의 고령 노인 60명에게 이 수술을 하고 관찰한 결과 입원 기간이 평균 2∼3일밖에 안 될 정도로 회복이 빨랐다고 한다. 수술 후 통증 해소 효과도 9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술은 고령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전신 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 마취만으로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박 소장은 “현미경하 최소 침습 감압술을 사용하면 피부 절개범위가 아주 작아 수술 후 흉터도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