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 비교해 약지 길이가 길수록 폐 기능 약하다

입력 2014-01-13 01:32


검지와 약지의 길이를 비교해보면 폐기능이 좋은지 나쁜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사진 왼쪽) 교수와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오른족) 교수 연구팀은 전립선비대증, 요실금 등 요로계 수술을 위해 폐 기능 검사를 받은 성인 남자 162명, 여자 83명 등 총 2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검지와 약지의 길이 비(比)가 작을수록, 폐기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다시 말해 사람의 검지 길이가 같다고 가정할 경우 약지가 길수록 폐기능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폐 기능 검사를 하기 전에 조사 대상자들의 검지와 약지 길이를 각각 측정한 다음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누는 방법으로 두 손가락의 길이를 비교했다. 이어 그 비율과 폐 기능 검사 결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폐 기능은 강제폐활량검사와 1초간 강제호기량검사로 측정했다. 폐활량(FVC)은 사람이 단숨에 공기를 최대한으로 들이마셨다가 내뿜을 수 있는 가스의 최대량, 호기량은 한 번에 내쉴 수 있는 가스의 양을 각각 의미한다. 성인의 정상 폐활량은 여자의 경우 2500㎖, 남자는 3500㎖ 정도다.

검사결과 두 손가락의 길이 비는 1초간 강제호기량과 관계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폐활량이 큰지 작은지를 예측하는 가늠자 역할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남녀의 폐 기능과 손가락 길이 비의 상관관계는 0.15∼0.24로 측정됐는데, 이 수치는 0보다 크면 서로 관련이 있다는 뜻이며 최고치 1에 가까울수록 관련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유의미한 상관관계 수치가 나온 것은 손가락 길이 비가 나이, 성별, 키, 흡연 등과 마찬가지로 폐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검지와 약지 손가락 길이의 비는 흡연 등 기존의 위험인자만큼 폐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같은 위험인자에 노출되고도 개인마다 각각 폐 기능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아시아남성과학회지 ‘아시안 저널 오브 안드롤로지’(AJA)’ 1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