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브리핑] 뉴욕 증시 어닝시즌… 경계감 확산
입력 2014-01-13 01:34
주가는 기업 가치, 즉 실적이 결정한다.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면 해당 종목에 대한 매수 주문이 많아지고, 반대면 매도 주문이 늘어난다. 실적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매출뿐만이 아니다.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과 대상국 경기도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실적 외에도 전쟁 위험이나 국가 신용등급 등 기업 외적 요인과 투자 심리 등 수급 요인도 주가 변동 요인으로 꼽힌다.
새해 들어서는 실적 장세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우려에다 엔저(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전망이 개장 이틀 만에 코스피지수를 60포인트 이상 끌어내리며 증시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인 HSBC가 한국의 투자등급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삼성전자 실적 쇼크에 비하면 파급력은 미미했다.
다행히 삼성전자 실적 악화와 엔저 여파는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실적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이번 주도 국내 증시는 지수 반등을 이끌 만한 특별한 호재가 없는 데다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 부담 탓에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우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12일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지수 반등을 이끌 만한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으나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을 거치면서 추가 하향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증시가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하는 점도 부담스럽다. 어닝시즌 결과가 부진할 경우 지난해 고공행진 피로감에 젖은 뉴욕 증시의 조정 촉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엔 S&P500 상장사 중 20여개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JP모건·웰스파고(14일), 인텔(16일), 제너럴일렉트릭(17일) 등의 실적 발표에 특히 이목이 쏠린다.
해외 투자은행 전략가들은 “이번 주 지표보다는 실적이 더 부각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개선된 실적 전망을 내놓지 못한다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주목해야 할 지표로는 오는 14일에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매 판매 결과가 있다. 16일엔 ‘매파’ 성향의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으며, 1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나온다. 17일엔 미국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1월 주택시장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