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흡연자들이 건강검진때 유의할 점

입력 2014-01-13 01:32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흡연 때문이다. 기침이나 가래가 들끓어서, 또는 평소 담배를 피우던 가족이나 이웃 사람이 폐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으로 쓰러지자 ‘혹시 나도?’ 하는 심정으로 건강검진을 받아보려는 것이다. 물론 가족에 의해 반강제로 끌려오는 분도 있다.

그렇다면 흡연자들이 건강검진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들은 빠짐없이 받아야 한다. 심혈관계 위험인자에 대한 검사(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나 5대 암 검진(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은 누구나 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흡연자라면 더 철저히 받아야 한다.

흡연자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검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폐암’에 대한 검사다. 흡연자의 폐암 위험도는 비(非)흡연자의 약 23배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발표한 대규모 국가 폐암검진 임상연구(NLCST)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간 담배를 피운 사람의 경우 저선량 흉부 단층 촬영(CT) 검사 중심의 조기발견 노력으로 폐암에 의한 사망률을 20%, 다른 모든 질환까지 포함한 전체 사망률을 7% 낮출 수 있다.

흡연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이들 질환은 관상동맥 CT 검사와 뇌MRI/MRA, 경동맥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이중 관상동맥 CT는 특히 흡연자에게 유익한 검사다. 흡연자는 동맥경화가 촉진돼 혈관들이 들어붙어 좁아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CT가 이를 잡아내는 족집게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갖고 있고,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꼭 한 번 관상동맥 CT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많은 흡연자들이 흡연으로 인한 건강위험을 방지할 목적으로 종합비타민, 베타카로틴, 토코페롤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다. 그러나 대규모 역학조사 연구결과 이 같은 보조제의 복용이 흡연자들에겐 되레 폐암 발생률이나 사망률을 높이는 등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용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흡연자에게 가장 좋은 건강증진법은 금연 실천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금연 결심에도 불구하고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흡연 행위가 단순한 건강습관 때문이 아니라, 니코틴에 중독이 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정말로 담배 끊기를 원한다면 니코틴 중독에 따른 금단현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약물을 사용해 보자. 반드시 의지로 끊어보겠다고 하면서도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사람들은 각 병원 가정의학과가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을 찾아 금연보조제나 치료제를 처방 받아 사용해 보길 권한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