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올드보이’들 일선으로…경력 20년 이상 고참 검사들로 구성된 ‘중요경제범죄조사팀’ 신설

입력 2014-01-11 02:35

경력 20년 이상의 고참 검사들로 이뤄진 ‘중요경제범죄조사팀’(이하 조사팀)이 신설됐다. 경륜이 많은 검사들이 일선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평소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사법연수원 15기인 송승섭 팀장은 자신보다 한 기수 아래인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 밑에서 팀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 ‘올드보이’들이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10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일선 청에 20년 이상 근무한 사법연수원 15~22기 검사 10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서울중앙지검 하에 구성했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형사사건 중 난이도가 높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주로 범죄 혐의 금액이 많거나 범죄사실이 많은 이른바 ‘깡치’(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한 사건을 뜻하는 법조계 은어) 사건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설된 조사팀에 대해서 검찰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풍부한 수사 경험과 능력을 기초로 보다 수준 높은 사건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업무가 과중한 형사부의 업무를 분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토털 사커’와 같이 모든 구성원들이 다시 뛰는 검찰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상명하복이 철저한 조직이다. 때문에 자신보다 후배 기수 밑에서 일하게 된 일부 고참검사들의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 복잡한 사건을 맡게 된 만큼 과중해진 업무강도가 불만의 빌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경험을 살려 열심히 일해보라는 말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인사에서 ‘물 먹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