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한국공단 노동자 시위…1명 사망
입력 2014-01-11 02:37
방글라데시의 한국수출 가공공단 노동자들이 한 한국 의류·신발 제조업체의 수당 축소에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다 이를 제지하던 경찰과 충돌해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방글라데시 노동자 5000여명은 9일(현지시간) 남부 치타공에 있는 공단에서 Y사가 지급하던 수당이 줄었다며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일부 노동자는 Y사 공장에 들어가 기물을 파손했다. 경찰은 노동자들을 제압하기 위해 최루탄과 실탄을 사용했고, 20세 여성 노동자 한 명이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다.
노동자들은 방글라데시 당국이 최저임금체계를 조정한 뒤 Y사가 지급한 첫 월급에서 수당이 축소된 데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로 인한 공장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향후 시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Y사 측은 노동자들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바뀐 최저임금체계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수당을 기본급으로 돌려 수당은 줄었지만 전체 월급은 이전보다 늘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사 측은 전체 임금이 인상됐음에도 시위가 벌어진 것을 두고 외부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4월 수도 다카 인근 의류공장이 붕괴해 노동자 1135명이 사망한 뒤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여왔다. 이에 당국은 지난달 의류업계 노동자의 월 최저임금을 77% 올린 68달러(약 7만2000원)로 조정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