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어 성공한 中企 스토리] 가업 승계 기업의 성공 법칙

입력 2014-01-11 01:34

최근 가업 승계 우수 성공사례집을 내놓은 중소기업중앙회 이창호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성공한 가업 승계 기업엔 공통점이 있다고 10일 설명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만든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유연함이 그것이다.

몽고식품 김현승 대표는 어릴 때 하루 한 끼 이상을 몽고간장에 밥을 비벼 먹었다. 아버지 김만식 회장의 고집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아버지는 늘 현장에서 눈으로 살펴보고 직접 접해 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가끔씩 간장에 밥을 비벼 먹고 있다.

이성당 김현주 대표도 28년간 3대 사업주인 시어머니와 함께 살며 배운 것들을 따르고 있다. 김 대표는 “성실함과 정직함은 물론, 사업적 감각까지 갖추셨던 시어머니께 배운 게 지금 경영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몽고식품은 1996년 장류업이 중소기업 고유 업종에서 해제돼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위기를 맞았다. 94년에 입사해 영업 경험을 쌓고 있던 김 대표는 당시 영업이 막 시작된 대형 할인마트를 주목했다. 대형 마트로 영업망 확장에 적극 나선 결과 몽고식품은 지역 기업에서 일약 전국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성당도 바로 앞에 있던 군산시청이 90년대 중반 이전하면서 상권이 이동하자 갑작스러운 매출 하락과 적자에 직면했다. 김 대표는 앙금빵, 야채빵 등 전통 빵을 지키는 한편 토스트 등 새 아이템을 추가해 기존에 없던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몽고식품은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김 대표는 국내 영업은 임직원에게 맡기고 미국 판매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직접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성당 김 대표도 트렌드에 맞는 제품으로 새 전기를 마련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블루빵이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문제는 몽고식품이나 이성당처럼 성공한 가업 승계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지나친 규제로 많은 기업들이 가업 승계를 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지난 1일 국회에서 가업 승계 공제혜택 대상 기업 기준을 연매출 2000억원 이하에서 3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공제율도 70%에서 100%로 늘려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피상속인 생존 시 안정적으로 후계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하는 사전증여 상속공제 한도는 여전히 30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