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이번엔 ‘성추행 코치’… 한심한 빙상연맹

입력 2014-01-11 01:33

성추행 의혹을 받은 쇼트트랙 지도자가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비호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논란의 대상이 된 코치는 2012년 여름 자신이 지도하던 소속팀 여자선수를 성추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소문이 빙상계에 퍼졌으나 명확한 조사나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 논란의 인물이 지난해 2013∼2014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게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진데 이어 성추행 당시 소속팀의 총감독이던 연맹 고위 임원이 해당 코치를 비호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빙상연맹은 뒤늦게 수습에 들어갔다. 빙상연맹은 지난 9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코치를 태릉선수촌에서 퇴출시킨 뒤 10일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코치를 뽑던 당시에는 연맹에서 그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빙상연맹은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이번 사태로 또다시 심각한 행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이미 빙상계에는 해당 코치의 성추행 의혹 소문이 퍼져 있었으나 빙상연맹은 조사나 처벌은 커녕 해당 코치를 대표팀에 발탁하는 어처구니없는 인사를 단행했다. 빙상연맹은 2006년에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파벌싸움이 처음 공개된 이후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해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2010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상비군에서 코치가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지도자의 성추행 의혹과 그에 따른 퇴출로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한창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쇼트트랙 대표팀만 피해를 입게됐다.

대표팀은 이달 하순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지만, 코치 한 자리가 빈 채로 나머지 훈련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