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빈 라덴 아바타로 부활?
입력 2014-01-11 01:33
미국 정보 전문가들이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이버 세계에서 부활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가정보국(ODNI)은 2008년 126쪽 분량의 비밀백서에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가상공간에서 빈 라덴의 아바타(분신)를 선전 도구로 이용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빈 라덴은 2011년 5월 파키스탄 수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군에 사살됐다. 정보 전문가들은 그가 죽더라도 가상공간에서 불사의 존재로 되살아나는 상황을 수년 전부터 염려한 것이다. 백서는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요청으로 최근 공개됐다. 이들은 백서에서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 지지자들이 정교한 빈 라덴의 아바타를 만들고 (생전에) 녹음된 육성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설교와 개종, (지하디스트) 모집, (이슬람) 사상 전파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빈 라덴 아바타가 향후 수백년간 설교하면서 이슬람법 유권해석인 ‘파타와’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서는 지하디스트가 인터넷 가상세계인 ‘세컨드라이프’나 ‘월드 오브 크래프트’ 같은 인터넷 게임 등에 침투해 대원 모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제로 활용하기 시작한 증거는 없었다.
백서 공개를 주도한 FAS의 기밀 전문가 스티븐 애프터굿은 “이 보고서의 목적은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탐구하고 결론에 대해 분석적 사고를 자극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ODNI는 백서 내용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