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현금 2조 손에 쥔다… 재무개선 가속도
입력 2014-01-11 01:32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한진에너지 보유의 에쓰오일 지분 3000여만주를 인수한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프로젝트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는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주재 외국인투자기업 오찬간담회에서 “사우디 아람코는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 지분을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 중인 에쓰오일 주식 3000여만주를 매각해 약 2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는 기존 지분 35%에 한진에너지 지분 28.4%를 더해 총 63.4%가 된다. 지분율 50% 이상을 확보해 단독 경영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재무구조 개선의 최우선 관건이었던 에쓰오일 지분 처분이 확정되면서 한진그룹의 5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 조달 계획도 순항하게 됐다. 한진해운은 이미 벌크선 부문을 매각해 300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현금 지원과 유상증자 참여, 은행권의 한진해운 신디케이트론 지원 등 확정된 계획까지 포함하면 목표액의 약 61%에 해당하는 3조3800억원이 마련된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당초 내걸었던 2015년보다 이른 시점에 종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0일 “앞으로 남은 부동산 등 유휴 자산 매각에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예정보다 빨리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