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장하성 카드 굳혔다

입력 2014-01-11 03:06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또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민주당 정장선 전 의원 등 복수의 정치권 인사와 접촉해 설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10일 “안 의원이 수차례 장 교수를 만나 서울시장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며 “장 교수가 아직 결단을 하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부터 함께해 온 장 교수만큼 신당을 대표하면서도 서울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장하성 서울시장 카드’를 빼든 것은 자신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해 당선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과 한판 승부를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세상에 새로운 정치를 할 목적으로 새 당을 만드는데 서울시장 후보를 안 내면 국민이 뭐라고 보겠느냐”고 말했다.

장 교수가 서울시장으로 나설 경우 당초 서울시장 후보론 거론됐던 새정추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오는 7월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 교수는 최근 안 의원을 만나 “광주시장으로는 절대 안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장 교수는 광주 출신으로서 광주시장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다. 장 교수가 광주시장 불출마를 피력하면서 광주시장 후보는 새정추 윤장현 공동위원장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경기도지사 후보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인사는 “여러 인사를 두루 만나고 있는데, 특히 김 교육감과 정 전 의원 측이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서울과 경기에 안철수 신당을 대표하는 인지도 높은 인사를 배치해 바람을 일으킨 뒤 여세를 몰아 새정추 박호군 공동위원장을 인천시장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다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 측은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3곳(서울·경기·인천), 호남 3곳(광주·전북·전남), 영남 1곳(부산) 등 최소 7곳에 후보를 출마시키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안 의원이 창당 공식화에 이어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고 마음을 굳힌 만큼 야권연대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 신당 간 3자 대결구도가 현실화된다면 야권이 수도권에서 전패할 가능성이 높아 선거 막판에는 경선을 통한 기계적인 방식 또는 자발적 양보 등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이 한 텐트 속에서 내부경선을 거쳐 야권 단일후보로 내야지만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안 의원 측근도 “야권이 지면 안 의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심을 털어놨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