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겨울철 건강 관리 - 면역기능 활성화

입력 2014-01-11 01:33


2014년 새해가 열렸다. 새해의 희망이 우리의 마음을 부풀게 할지 모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즉, 본격적인 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다. 흔히 추워지면 면역기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지 한번 살펴보자.

인간 세포 수백조개 중 1%는 방어 담당

조물주가 지으신 생명체의 오묘함은 설명이 어렵다. 인간에게도 그 오묘함은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리 몸의 방어체계를 보면 경이롭다.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는 대략 수백 조개에 이르는데 그중 1% 정도가 방어를 담당하는 세포라고 한다. 우리나라 장병의 수가 60만명에 가까우니 5000만명의 1% 남짓한 규모로 마치 미리 알기나 한 듯 생명체의 비밀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실 방어체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구조 그 자체도 방어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정상적 생리현상조차 방어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부나 소변의 기능을 곰곰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약간의 피부 손상 시 균 침입에 의한 고름이 생기는 것, 소변이 잠시 정체되거나 (임산부의 경우) 역류하는 순간 요로감염으로 이어지는 것만 보아도 소변이 한 방향으로 계속 흘러내려야 하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체온, 땀 등 우리 몸의 정상적 기능들이 모두 방어기능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비특이적 방어기능 외에도 더 중요한 구체적 방어기능이 있다. 면역기능이라 한다. 우리는 백혈구가 인체를 방어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면역계통은 통칭 백혈구로 구성되지만 세세한 모양과 기능의 차이에 의해 실제는 여러 종류의 세포로 나뉘는데 너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다만 각각의 세포들은 제거해야 할 이물질(항원)에 대해 유효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끔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 즉 항원(세균 등)이 침범했을 때 항원을 빠른 시간 안에 제거하는 세포팀과 문제가 더 커졌을 때 나중에 동원되는 세포팀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각 세포 간에는 정보를 정확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지어져 있다.

마치 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범죄는 경찰이 나서서 대부분 해결하고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국가적 침범에 대해서는 군대가 동원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할 수 있다. 면역반응 시 동원되는 무기에는 항체, 각종의 사이토카인 등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중요한 무기들의 구성이 대부분 단백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추운 계절에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다. 이러한 면역세포들의 활동무대는 거미줄처럼 구석구석까지 침투해 있는 혈관을 통해 이루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말초 조직으로 가는 혈관이 체온 보존을 위해 막히게 된다. 즉, 인체경계 주변의 혈관들이 막히기 때문에 면역세포들이 적절히 보급될 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는 기온이 떨어지면 활발한 증식을 하는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추운 계절에는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이 항상 문제를 야기한다.

한파 이기는 길은 운동 통한 면역력 강화

결국 추위 자체가 면역세포들의 기능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활동무대가 제한을 받아 결론적으로 면역력이 약화된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추운 계절이라 하더라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가급적 말초의 모든 혈관들까지도 열리게 하는 조치가 권장된다. 추워지면 습도가 낮아져 건조함이 또한 문제다. 건조하면 피부나 점막 등의 경계 구조에 손상이 오기 때문에 면역기능 위축을 초래한다. 보습제나 코 속 점막보호 조치 또한 추운 계절에 잊어서는 안 될 건강수칙임을 기억해야 한다.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