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개교 128년 만에 남성 총장 가능성 열렸다
입력 2014-01-10 02:33
4년제 여자대학 중 유일하게 여성 총장을 고집해 왔던 이화여대가 개교 128년 만에 총장의 성별 제한을 폐지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법인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제15대 총장의 자격 규정을 ‘여성에 한정’에서 ‘여성에 한정하지 않음’으로 바꿨다고 9일 밝혔다. 이화학당이 설립된 1886년 이후 128년 만에 처음으로 남성 총장 탄생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제15대 총장 후보 추천에 관해 각 단과대학 및 대학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후보 자격을 여성으로 한정하지 말자는 제안을 학교 측이 수용한 것”이라며 “총장 선임을 두고 성별을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데 이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안건은 이사회에 참석한 구성원 7명의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이화여대가 총장 성별 제한을 폐지하면서 현 김선욱(62)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7월에 당장 차기 총장으로 남성 후보가 거론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총장은 임기 중 교원 정년(65세)에 도달해 연임이 불가능하다.
이화여대는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규정을 바꾼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선을 그었다.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역시 구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