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메르켈에 화해 제스처… ‘도청’ 앙금 해소 여부 주목
입력 2014-01-10 02:3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키를 타다 다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쾌유를 기원하면서 워싱턴 방문을 요청했다. 미 정보기관의 휴대전화 도청사건으로 소원해진 메르켈 총리와 관계 회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회복하기를 바라면서 새로운 내각 구성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 올해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공동의 이해를 진전시키기 위해 밀접하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다음 달 이후 서로 좋은 시간에 워싱턴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성탄 연휴에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골반 뼈에 금이 갔다. 전치 3주의 진단을 받고 현재는 목발을 이용 중이다.
독일 총리실은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방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0월 미 국가안보국(NSA)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도청해 온 사실이 폭로되자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해 항의했다. 대변인을 통해서는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당시 미국은 지금은 도청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는 안 하겠다는 말로 도청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메르켈은 2011년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베를린에서 메르켈과 환담을 나누고 동서 화해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연설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