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안심대출 순항 중… 6일새 2000여건 문의

입력 2014-01-10 01:37

정부가 지난 2일부터 시행 중인 ‘전세금 안심대출’이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시범사업기관인 우리은행은 2∼7일 전국 지점에서 49건의 전세금 안심대출 신청을 받아 이 중 부적격자를 제외한 25건(금액은 23억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9월 야심차게 내놨으나 판매 실적이 11월 말까지 단 2건에 그친 ‘목돈 안 드는 전세Ⅰ(집주인 담보대출 방식)’보다는 양호한 성적이다. 우리은행의 전세금 안심대출 담당자는 “지난 7일까지 고객센터로 855건, 각 지점으로 1350건의 상담 문의가 들어왔다”며 “일반 전세대출에 비해 금리가 싸고 세대주 요건(부양가족이 있어야 신청가능)이 없는 데다 안전장치(반환보증)도 있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시장의 관심이 커서 판매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금 안심대출은 보증금 반환채권 양도방식인 ‘목돈 안 드는 전세Ⅱ’와 대한주택보증의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을 결합한 형태의 상품이다. 은행이 일반 전세대출보다 0.4% 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평균 3.7%, 최저 3.5%)로 대출해주고 대한주택보증이 전세보증금과 대출금 상환을 책임지는 구조다.

세입자 입장에선 별도로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필요 없이 한 번의 가입으로 보증금 떼일 걱정을 덜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보증금이 3억원인 전세계약을 하는 세입자가 1억5000만원을 전세금 안심대출로 마련할 경우 2년 동안 107만∼225만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전세보증금이 수도권은 3억원, 지방은 2억원 이하여야 하며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조건도 충족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가 전세난 대책으로 내놓은 이 상품이 오히려 전셋값이 뛰는 것을 합리화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전세금이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전세까지 빚내서 하라는 게 제대로 된 대책일 리 없다”며 “전세대출을 이렇게 쏟아내면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소득이 안 되는 사람들은 무리하게 빚을 내는 부작용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이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전세금 안심대출은 전세대출을 받기 어려운 세입자 입장에선 활용도가 높다”면서 “고가의 전세대출은 제한할 필요가 있지만 이런 대출을 안 해준다면 저소득층을 더욱 어려운 국면에 처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