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주 개인교사… 神弓 김수녕의 새 도전
입력 2014-01-10 02:31
‘신궁’ 김수녕(43) 대한양궁협회 이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 이사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외손녀인 요하라(17) 공주와 사라(15) 공주의 개인 양궁교사로 활동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계약기간은 올해 1월 말부터 2016년 2월 말까지 2년이다. 사우디 왕실은 양궁협회에 지도자 소개를 요청해 여러 후보 중 김 이사를 지목해 계약이 체결됐다.
김 이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성 스포츠 불모지인 사우디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게 돼 각오가 새롭다”며 “제자들의 기량이 늘도록 온 힘을 쏟겠다. 이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사우디 여성 체육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사우디로 건너가 두 공주를 만났다. 공주들을 가르치는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에 “아무리 공주라도 양궁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스승과 제자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여성의 체육활동 참여를 금지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양성 평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유도, 육상 트랙에서 여자선수 2명의 출전을 허용했다. 현재 사우디에는 여자 양궁 대표팀이 없다. 김 이사의 지도를 받게 된 사우디 왕손들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김 이사는 17세이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WA는 10년 넘게 세계 여자 양궁을 지배한 김 이사를 ‘20세기 최고의 궁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