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돌풍… 매월 가입 10만명 쑥 쑥

입력 2014-01-10 01:35


포화상태인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알뜰폰(MVNO)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가 24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2012년 126만명과 비교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알뜰폰 가입자를 통신망별로 보면 KT 통신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12개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자가 116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가입자 증가폭은 SK텔레콤이 162%로 가장 높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 수는 전체 이동전화 시장 가입자 5400만명의 4.55%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월 평균 가입자가 10만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우체국이 알뜰폰 수탁 판매를 시작하고 이마트가 알뜰폰 사업을 개시한 지난해 4분기 월 가입자가 최대 14만명까지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우체국 알뜰폰의 가입자는 4만명을 돌파했다.

알뜰폰 사업자의 지난해 매출은 2474억원으로 전년(1190억원)보다 107% 늘었다. 단말기 매출은 3783억원을 기록했다.

알뜰폰 돌풍의 중심에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있다. 저렴한 요금제에 이끌린 이들이 정체된 통신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중에는 40대 이상이 3만1316명으로 80.7%를 차지했다. 단말기·요금제 가격 등에 부담을 느낀 실속형 소비자들이 알뜰폰 시장으로 넘어온 것이다.

알뜰폰 사용자들은 월 기본료가 1500원인 ‘프리티 우정후불’ 요금제, 자판이 커서 중장년층이 사용하기 편리한 LG전자 ‘프리스타일폰’ 등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금융·상품거래 시 알뜰폰으로 본인확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도 가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대부분 영세한 탓에 본인확인 기관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해 10월 이전에는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했었다.

알뜰폰이 촉발한 통신시장 지각변동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요금 부담이 큰 스마트폰 등장의 반대급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알뜰폰 이용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월평균 41.3%의 통신비를 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알뜰폰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늘면서 가입자 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다만 자금력 있는 대기업 계열사가 알뜰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균형적인 모습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