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하던 1월 가요계, HOT! 뜨거워졌다

입력 2014-01-10 01:37


1월, 가요계는 전쟁 중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1월은 ‘가요 비수기’였다. 연말공연과 시상식으로 바빴던 가수들은 보통 연초에 휴식기를 가졌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동방신기와 비가 컴백했고, 소녀시대도 출사표를 내밀었다. 걸그룹 걸스데이, 달샤벳, 레인보우 블랙, AOA는 ‘섹시 콘셉트’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비트윈(Beat Win), 갓세븐(GOT7), 가물치 등 신인 남자그룹도 앞다퉈 나오고 있다. 솔로가수 에일리와 아이유는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점령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팬 입장에서야 반가운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주목받으려는 가수들 입장에서는 1월 각축전이 부담스러운 상황. 이들은 왜 1월에 컴백 또는 데뷔하나.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워낙 가수들이 많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이들의 휴식기를 노려 대중에 주목을 받아보자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크게 히트한 소녀시대의 ‘지(Gee)’를 꼽을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이례적이던 1월 컴백으로 ‘지’가 성공한 후 소녀시대는 ‘국민 걸그룹’으로 거듭났으며, 이후 ‘오(Oh)’,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등으로 1월에 컴백하는 전략을 꾸준히 펼쳤다. 달샤벳, B.A.P도 1월에 데뷔해 수혜를 본 그룹이다.

예능프로그램이 다양해진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몇 년 전만해도 개그맨들로 채워진 토크쇼가 설날 지상파 방송사 명절 프로그램을 대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수들의 댄스·가창력 대결 또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다.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등 아이돌 가수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큰 인기다. 명절에만 선보이는 파일럿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자연스럽게 1월에 활동 중인 가수들의 예능 프로그램 섭외가 늘었다.

여름에는 댄스, 겨울에는 발라드라는 공식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가요계 비수기와 성수기를 구분하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YG엔터테인먼트 황민희 홍보팀장은 “최근에는 음원사이트나 유튜브 등으로 음악을 세상에 발표하기 쉬운 환경이 됐다”며 “비수기와 성수기를 구분해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좋은 음악이 완성되면 바로 발표하는 것이 요즘 경향”이라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