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민주당은 安風 거센 전북이 불안불안
입력 2014-01-10 02:32
방심할 수 없는 여야 ‘텃밭’ 판세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가장 아픈 손가락은 전북이다. 전북 지역은 ‘안철수 바람’이 전국에서 가장 거센 곳이다.
호남 중진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9일 전북도당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광주·전북·전남은 안철수 태풍에 맞서 삼위일체, 삼정립(三鼎立)해야 한다”며 “세 개의 다리 중 하나만 부러져도 민주당이라는 솥단지는 넘어져 깨진다”고 밝혔다. 이어 “한 곳이라도 패배하면 정권교체의 주도권을 뺏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당내에는 텃밭인 호남이 지방선거에서 균열을 보이면 당 전체가 흔들린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은 호남 전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을 크게 앞서는 흐름이다.
호남에서도 전북이 가장 많이 흔들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 이후 차기 대선주자 급으로 분류되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실종됐다. 또 김대중·노무현정부를 거치면서 기성 정치권으로부터 홀대받았다는 소외감이 밑바닥 정서에 깔려 있다. 새로운 변화와 새 정치를 원하는 정치적 욕구가 큰 셈이다.
김완주 현 전북도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김춘진 유성엽 의원과 송하진 전 전주시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필승 카드는 아니라는 평가다. 정 상임고문의 차출설까지 제기된다. 복잡한 상황을 감안하면 선거 직전인 5월에 가서야 민주당 후보가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안철수 신당 쪽에서는 민주당 3선 의원을 지낸 강봉균 전 의원, 강준만 전북대 교수 등이 후보로 오르내린다.
민주당의 심장인 광주 역시 녹록지 않다. 광주는 전통적으로 야권 풍향계 역할을 해 왔는데 안철수 신당에 대한 호감도가 전북 못지않다. 과거 노무현 열풍이 불붙은 곳도 광주였다. 안철수 신당 측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광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민주당에선 강운태 현 시장과 도전장을 낸 이용섭 의원이 당내 경선을 벌일 가능성이 크지만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이 만만치 않다. 전남은 주승용·이낙연 의원 등이 뛰고 있으며 그나마 민주당의 수성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