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약직 주차관리원 취업 알선료 500만원씩 챙겨… 檢, 총 1억6500만원 받은 브로커 구속
입력 2014-01-10 02:33
극심한 취업난 속에 중년의 구직자 수십명이 1인당 500만원의 알선료를 내고 ‘일자리 브로커’를 통해 서울시 공영주차장 계약직 주차관리원으로 취직한 사실이 드러났다. 브로커와 유착관계에 있던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중간간부가 취업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책 이후 역설적으로 브로커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종교 관련 시민단체 사무총장인 강모씨는 시설관리공단 5급 공무원 J씨를 통해 지난해에만 25명을 시설관리공단 주차관리원으로 취직시켰다. 시설관리공단은 서울 어린이대공원과 월드컵경기장, 청계광장, 추모공원 및 각종 공영주차장 등의 운영을 맡고 있다.
강씨는 이 대가로 주차관리원 월급의 몇 배인 500만∼600만원씩을 사례금으로 받아 모두 1억6500만원을 챙겼다. 취업을 청탁하고 대기하던 인원 20여명을 포함해 강씨의 ‘고객 리스트’에는 50여명이 올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50대의 무직자다.
강씨는 공단에서 채용 공고가 나면 J씨에게 연락해 “김○○씨를 뽑아 달라”는 식으로 부탁했다고 한다. 강씨가 청탁한 이들은 100% 입사에 성공했다. J씨는 실무과장으로서 서류심사와 면접에 참여했다.
강씨와 J씨는 동향 출신으로 10여년 전 산악회에서 처음 만났다. 강씨는 J씨에게 주기적으로 ‘용돈’을 주면서 관리를 해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강씨가 J씨에게 제공한 금품은 모두 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해 6월 규정이 바뀌어 공단 직원이 공무원으로 의제된 이후에만 14차례 1950만원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J씨는 “강씨에게 돈을 빌렸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강씨는 2003년부터 종종 공단과 주차관리원 희망자를 연결시켜줬다. 예전에는 박봉에다 고단한 주차관리를 하려는 이들이 적어 뒷돈 거래도 없었다. 그런데 일자리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다 특히 박 시장이 2012년 3월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하고 곧 공공부문 비정규직 113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월급 200만원 안팎의 단기 계약직인 주차관리원 자리도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강씨가 알선료를 챙기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구직자 모집책 역할은 박모(여)씨가 맡았다. 박씨 부부는 강씨의 도움으로 주차관리원이 된 이후 주변 사람들이 취업을 부탁하자 중간 브로커로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곽규택)는 강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J씨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당초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가 수사해 검찰로 송치했다.
공단 측은 “그동안 내부 부서에서 계약직 채용을 진행했는데, 여러 문제점이 발견돼 올해부터는 서울시 일자리창출센터의 추천을 통해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문동성 기자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