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총장 취임 길자연 원로목사 “발전기금 220억 모아 신대원생 전원 장학금”

입력 2014-01-10 02:31


지난해 12월 30일 총신대 5대 총장에 취임한 길자연(74) 왕성교회 원로목사는 예장 합동 교단뿐 아니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길 목사는 그동안 서기행 김영우 목사 등과 함께 ‘교단 정치 1번지’인 총회세계선교회(GMS), 기독신문, 총신대, 총회본부 등을 이끌어 왔다.

길 목사는 8일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총신대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총신대는 단순히 예장 합동만의 신학교가 아니라 전국 예비신학생들의 ‘로망’이자 한국 보수교회를 대표하는 ‘선지동산’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면서 “근래 세계교회에서 한국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세계 최대 개혁주의 신학교인 총신대가 글로벌 신학교로서 지닌 존재의미는 크다”고 말했다. 총신대가 한국을 넘어 세계교회의 영성, 신학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길 목사의 판단이다.

그는 핵심 공약으로 발전기금 220억원 모금을 내걸었다. 이를 바탕으로 신대원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매년 학생들을 선발해 성지순례를 보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길 목사는 모금을 위해 예장 합동 총회장, 기독교북한선교회 이사장, 영성목회연구회 총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을 역임하며 구축했던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 4년간 총신대가 총회정치 갈등과 지역구도에 휩싸이면서 서울신대나 백석대보다 입학경쟁률, 학교경쟁력 등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면서 “3700명이 재학 중인 학교에 직원만 230명일 정도로 지금은 분명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면서 “열심히 뛰면 1000억원 모금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길 목사는 총장 취임과 동시에 학교에서 제공한 승용차를 거절하고 승합차를 요청했다. 그는 “300명 이상 모이는 전국 교회를 찾아가 학교발전기금을 요청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하며 “그동안 쌓은 교단 내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총신대가 잃어버린 4년을 반드시 되찾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 회복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길 목사는 “신학생들이 졸업 후 교회에 청빙을 받았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말씀과 기도, 봉사만큼은 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새벽기도회 참석은 물론 2년간 미자립교회 사역, 성경필사, 영성훈련 등을 의무화하고 7년 과정의 신학교·신대원 커리큘럼을 6년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