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인천 짜장면 박물관 공화춘
입력 2014-01-10 01:38
예전이나 지금이나 짜장면 맛은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별미 중의 별미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때부터 넉넉히 사는 오늘날까지 짜장면은 우리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짜장면은 일제강점기와 광복, 그리고 6.25전쟁 직후의 어려웠던 시기와 떼어내서 생각할 수 없다.
중국 산둥성에서 유래되었지만 짜장면의 한국 고향은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중국음식점 공화춘(共和春)에서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 먹도록 처음 만든 음식이 짜장면이라고 한다. 밀가루와 콩을 찐 후 발효시킨 중국식 춘장에 캐러멜을 넣어 달착지근하게 만든 짜장면이 어떻게 한국 외식문화의 꽃이 되었을까. 인천에 청국 조계지가 설치된 시기가 1884년이고, 공화춘 건물이 1908년 무렵에 건립된 것을 보면 짜장면의 역사가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공화춘은 붉은색 2층 벽돌 건물로 목(目)자형 구조다. 앞뒤로 일(一)자형 건물이 있고 그 사이를 건물 4개가 연결하는 형태이며 그 사이에 마당이 있다. 당시 청국 조계지의 건축 특성이 나타난다. 2006년에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고, 2012년 이 건물을 고쳐서 짜장면 박물관을 개관했다. 인천개항박물관과 함께 이 지역의 역사를 전해주는 시대 유산이다. 오정희의 소설 ‘중국인 거리’에서 묘사한 50년대 차이나타운은 암울했지만 지금은 관광객이 북적이는 욕망의 거리로 변했다. 짜장면은 전국에서 매일 700만 그릇이 팔린다고 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