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중국 만리장성 구축” 日·인도 군사협력 강화

입력 2014-01-09 02:13

“중국이 갈수록 (군사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인도와 일본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인도 일간지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7일(현지시간) 인도와 일본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군사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인도 최대의 시사 잡지 ‘더 위크’ 최신호는 이에 대해 “인도와 일본은 군사적으로 ‘반중국 만리장성’을 구축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과 A K 안토니 인도 국방장관은 지난 6일 뉴델리에서 양국 간 국방협력 체제 구축에 합의했다고 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중국의 군사 굴기와 위협이 양국이 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촉매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양국 육해공군이 정기적으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군사 교류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적·테러리즘과 관련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 항공자위대와 인도 공군이 상호 비행훈련을 실시하고 수송기 부대 간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 총리가 이달 하순 인도를 방문하기에 앞서 양국이 이러한 합의에 도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인도 방문에서 오는 26일 인도 국경일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인도양 진출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종합적인 방위협력 관계 구축을 서두르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과 인도는 아베 총리가 2012년 말 집권한 뒤 관계 강화를 가속화해 왔다. 지난해 말에는 일왕이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뒤이어 양국 해군은 제2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인도를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은 이와 함께 구조용 고속정 ‘US2’의 인도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US2’ 수출이 성사되면 일본이 처음으로 무기류를 해외에 수출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요건을 규정한 ‘무기 수출 3원칙’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노데라 방위상은 “고속정은 무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일본과 인도의 군사적 유대관계 강화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인도양은 일본과 인도의 전략적인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지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